누군가 듣고 있어

Somebodies Are Listening, Too

2025installation

웨더리포트(김지연 + 이강일) 전시 <누군가 듣고 있어>. 문화공간 양 (제주), 2025.8.23 - 9.30.

아티스트 듀오 웨더리포트(김지연, 이강일)의 이번 전시는 신작 〈누군가 듣고 있어Some-bodies are listening, too〉와 웨더리포트 프로젝트를 돌아보는 〈웨더링 아카이브Weathering Archive〉로 이루어져 있다.

<누군가 듣고 있어>는 문화공간 양 돌담에 설치한 야외 상시 스트리머와 그것이 송출하는 소리의 실시간 시각화 및 20여 분간 이어지는 텍스트로 구성된다. 텍스트 속에 드러나는 듣기의 주체들로는 스트리머(기계), 거로 마을의 양 할아버지, 아티스트 본인, 접속해 듣는 청자가 있다. 웨더리포트의 초기 작업이 오늘 또는 지금의 감각을 가까이서 바라보는 ‘듣기’였다면, 이번 신작은 양 할아버지의 역사적 기억을 통해 시간의 겹을 담아내고, 더 나아가 스트리머, 이름 모를 청자들, 여러 주체들이 모여 듣는 가상의 네트워크 공간인 웹, 문맥적으로 드러나는 비인간 사물들까지 듣기와 말하기의 주체들(bodies)로 확장시키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전시장의 날씨와 시간에 따라 작품에서 들리는 소리가 달라지며, 전시장 내부에서의 관람은 야외 스트리머로 이어진다. 이는 결국 누구든 그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비어 있거나 기꺼이 내어주는 존재성을 은유한다.

〈웨더링 아카이브〉는 2016년 제주 와산리에서 송출되었던 웨더리포트 프로젝트의 기록을 바탕으로 짧은 텍스트, 스트리밍 일지, 소리의 녹음본으로 구성된다. 어느 순간 나타났다 사라지는 날씨와 그 시공간적 무드를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살펴보는 일은 어떤 의의를 가질까? 〈웨더링 아카이브〉가 아카이빙 하고 있는 것은 기상학적 수치나 객관적 자료로 고정된 날씨가 아니다. 오히려 날씨에 주의를 기울일 때 예민해지는 주변에 대한 감각, 정서적 변화, 네트워크를 통한 매개적 접촉이 불러오는 혼란과 우울의 정조처럼 주관적이고 임시적인 경험들이다. 다시 말해, 날씨(웨더)를 변화하고 작용하는 과정(웨더링)으로서 살핀다. 오늘날 날씨는 더욱 더 측정, 관측, 경계의 대상이 되곤하지만 여전히 몸과 감각, 정서와 기억에 내밀한 흔적을 남기며 영향을 준다. 〈웨더링 아카이브〉는 개인적이고 미시적인 이야기를 통해 날씨의 의미와 그 영향을 다시 묻는다.

Outdoor audio streaming, real-time sound visualization, and text installation (as WeatherReport, with Kim Ji-yeon). Culture Space Yang, Jeju,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