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과 치유 위성 프로젝트 <반향하는 동사들> 중 <리스닝 세션-크게 듣기> (w/ 김지연). 1채널 영상 + 상영 및 아티스트 토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21.6.
사람의 귀는 같은 크기의 소리도 주파수 범위에 따라 다르게 인지한다. 플랫처-먼슨(Fletcher-Munson) 곡선은 이러한 현상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며, 우리의 이번 작업은 이 그래프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되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들려져야 할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들은 소리의 차원을 조금은 넘어서는것이라고 생각되지만, 반대로 듣기의 정의를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그것들이 청자에게 같은 크기로 전달되지 않는 것은 주파수 영역에서의 차이 때문은 아닐것이다. 여기에는 일종의 사회 정치적 필터나 심리적 내성 같은 것들이 작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수많은 ‘들려져야 할 것들’ 중에서 평소 우리가 마음에 담아 왔던 것들을 추렸고, 소리와 영상 혹은 사진들을 콜라주 하듯 이어붙여 하나의 흐름으로 만들고자 했다.
김지연•이강일 작가의 <리스닝 세션-크게 듣기>(2021)는 ‘리스닝 세션’이라는 형식을 전유해, 듣기에 있어 청자로서의 위치와 행위 능력을 재설정해보기를 제안한다. 이때 ‘듣기’란 소리와 듣는 이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능동적인 실천에 가깝다. 또한 인간의 청력이 비가 주파수 대역의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처럼, 생태적으로 동거해온 존재와 소수자들의 소리를 배경에 위치시키는 선택적 조정이 끊임없이 이뤄지는 데 대해 질문하는 일이기도 하다.
김지연과 이강일의 리스닝 세션은 소리와 듣기를 다시 정의하면서 들리는 것(to hear)과 듣는 것 (to listen)의 차이를 감각하게 한다. 어떤 소리는 때로 비가청 영역을 뚫고 들려오는데, 이때 듣기는 능동성을 넘어 액티비즘의 가능성과 공명한다.
Single-channel video on active listening (with Kim Ji-yeon).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MMCA), Seoul, 2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