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잡음, 우연의 풍경

Coincidence Noise, Coincidence Scape

2011installation

개인 전시 <우연한 잡음, 우연의 풍경> / Solo exhibition, <Coincidence noise, coincidence scape>. 상수동 갤러리요기가, 2011.12.27 - 2012.1.4.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차세대예술인력 집중육성 지원사업 선정)

모든 것은 꽃을 만들어내고자 함에서 시작되었다. 이유를 분명히 하지도 못한 채, 꽃을 만드는 것이 위로가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만들어진 꽃들이 서로 보이지 않는 말을 나누도록, 명확한 인과는 오히려 피해서 의뭉스럽고 애매한 지점에 도달하도록 하고 싶었다. 이유는 뚜렷하지 않았지만 왜냐하면 그것이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는 상태를 잠재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길에서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난다. 한 사람은 다른 사람의 왼쪽 팔을 정면에서 붙잡고 있다. 팔을 잡힌 사람은 조금 당황스러운 듯, 알듯말듯 모호한 표정을 짓는다. 한 순간이 지난 후에 두 사람은 서로를 당겨 안게 될까. 아니면 불쾌한 잡힘에 대한 당황과 불안으로 팔을 잡힌 사람의 다른 손이 잡은 사람의 왼쪽 뺨을 후려치게 될까.

잠재된 에너지는 다음으로 전개되지 않을 수록, 멈추어 있을 수록 점점 커진다. 더 많은 우연한 잡음을 위해 더 많은 상자를 준비하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온 상자들은 잡음의 경우의 수를 늘려 우연의 민감도를 높인다. 그 사이에서 수많은 분리된 순간들이 생겨나며 그것들이 패턴화되어 풍경을 이룬다.

우연한 잡음들이 여러 곳에서 맞부딪힌다.

관객의 그림자에 반응하여 소리를 내는 50개의 모듈을 제작, 여러 사람들에게서 모은 택배상자들 안에 넣었다. 주고받는 우편물들의 행적이 이루는 그물망 같은 우연적 연쇄를 개념적 심상의 바탕으로 두고, 그 안에 관객의 그림자가 들어서는 것을 관계의 발생으로 보았다. 그림자의 농도와 위치에 의해 규칙을 파악 할 수 없는 형태로 소리를 내는 보이지 않는 그물망 속에서 이루어진 관객과의 순간적 접점이, 언어로 표현하기에는 모호한 심상적 풍경으로 드러나기를 바랬다. 더하여 관계의 발생을 일종의 ‘붙잡음’으로 상정하여 실제 발생하는 소리들의 ‘잡음’적 성격, 그 우연적 성격과 의미를 나누어 가지도록 했다.

Solo exhibition — 50 networked light-responsive sound modules. Gallery Yogi, Seoul, 2011.